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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시도하는 광고 아닌 광고 같은 영리한 PPL

스트리밍 콘텐츠 소비증가에 따라 재조명되는 PPL광고의 힘 #광고 #PPL #TV광고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넥프릭스 #브랜드파트너십

By 김은진 / 2021.09.29

디지털 캠페인만 진행하다가 최근 TV광고나 PPL을 시작한 브랜드의 마케팅 담당들을 만나보면 한결같이 TV가 여전히 강력한 매체라는 이야기를 한다. 최근에는 새로운 소비행태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스트리밍 콘텐츠 플랫폼, 특히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 속 PPL광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PPL은 브랜드 이름이 보이는 상품만이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이미지나 명칭, 특정 장소 등을 노출해 무의식 중에 시청자들에게 홍보하는 간접광고의 대표적인 형태인데 제품이나 브랜드 인지, 이미지 개선 및 판매증진에 높은 영향을 미친다.

넷플릭스가 시도하는 광고 아닌 광고 같은 영리한 PPL광고 넷플릭스 경쟁업체 Hulu는 PPL광고를 공개적으로 해왔고, 아마존은 쇼핑이 가능한 제품들을 콘텐츠에 배치해 수익창출을 시도했고, 디즈니 플러스도 오리지널 콘텐츠 속 PPL거래를 공식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광고 전략을 고수해온 넷플릭스는 제품을 화면에 표시하는 대가로 현금을 받지 않는다는 광고 프리 브랜드 이미지를 지키려 한다.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중 하나인 “Daybreak”에서는 Aquaphor, Quilted Northern, Tide 등이 언급되지만 이들 브랜드들은 광고비를 지불하지 않았다고 한다.

1억 6천만명에 달하는 글로벌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120억 달러의 부채를 보유한 넷플렉스가, 주머니 깊은 월트디즈니와 애플에게 바짝 추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광고상품을 시도하지 않는 지에 대한 끊임없는 시장의 챌린지가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 넷플릭스는 광고 없는 콘텐츠 시청에 이미 익숙해진 고객들의 불만을 사지 않고 영리하게 광고를 집행할 수 있는 브랜드와의 협력방안은 매우 신선하다. 샌드위치 체인인 Subway와 협력하여 Dr.Seuss book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시리즈 “Green Eggs and Ham” 메뉴를 팔기 시작했고, 이러한 마케팅 시도는 많은 미디어의 관심을 받았을 뿐 아니라 매일 Subway 에서 샌드위치를 구매하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에게 넷플릭스의 새로운 시리즈를 알릴 수 있었다.

또 하나의 인기 시리즈 ‘종이의 집’에서 영감을 받은 옷들을 만들고자 한 의류회사 디젤로부터 라이선스 요금을 부과하기도 하였다. 디젤의 온라인 광고에서는 ‘종이의 집’을 언급하며 주인공이 착용한 독특한 빨간 점퍼수트를 입은 모델들을 선보인다.

리서치 회사 Forrester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적극적으로 마케팅 팀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들이 제공할 수 있는 파트너십 유형에서 보다 유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넷플릭스가 배우 라이언 레이놀즈와 그의 새로운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6 Underground’가 삼성 광고 속에 출연하면서 어떠한 대가도 받지 않은 것 또한 이례적인 협업 케이스다. 넷플릭스는 이러한 시도를 통해 브랜드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키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많은 기업들은 소셜미디어 상에서 넷플릭스를 유혹하는 콘텐츠를 올리고 넷플릭스는 이에 반응하면 주목을 받는다. ‘Sense 8’의 9명의 출연진이 아우디 컨버터블 차에서 축하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진을 7백만 팔로워를 보유한 트윗에 게시한 후 2백만 팔로워를 보유한 아우디 계정과 농담 교환을 한 적도 있다.

넷플릭스의 입장에서는 콘텐츠가 너무 많아서 일부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을 끌고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브랜드와 파트너십을 통해 넷플릭스의 프로그램들을 알릴 수 있는 이색 프로모션 캠페인이 매력적인 것이고,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평균 31세 노골적인 광고를 꺼리고 일반적으로는 광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젊은 고객들을 보유한 넷플릭스와의 이색적인 협업을 통해 주목을 받는 다는 일이 매우 매력적일 것이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초자연적인 공상과학 시리즈인 ‘Stranger Things’이 베스킨라빈스를 포함 총 75개의 기업과 이색적인 협업을 성공적으로 이뤄낸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래서 TV를 보다가 아직도 맥락 없이 지나치게 빈번하게 노출이 되고 있는 브랜드들이 눈에 거슬릴 때가 있다. 최근 가히 밤제품이 그렇다. 도깨비 드라마에서 카누 PPL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평가받던 김은숙 작가가 더킹에서는 한 회에서 7개의 PPL을 노골적인 멘트와 노출시켜 망한 케이스도 많이 알려진 이야기다. 적어도 ‘슬기로운 의사생활2’에서 맥도날드 광고 모델인 우주가 아빠와 함께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면서 우주의 최애 음식으로 비춰진 장면은 자연스럽다고 느꼈다. 만일 지금 마케터로서 TV프로그램과의 콘텐츠 PPL을 고려하고 있다면 넷플릭스의 영리한 PPL모델을 따라하기는 힘들더라도, 적어도 콘텐츠와 PPL사이에 맥락을 만들어 강렬하면서도 긍정적인 브랜드에 대한 인상을 남길 수 있었으면 한다.

편집자

김은진 강사
김은진 / 블러썸미 부대표
마케터들의 멘토 마케팅 자문, 비즈니스 컨설턴트,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