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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도 절대강자가 나올 수 있을까?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으로 더욱 뜨거워진 국내 이커머스 시장 #이커머스 #온오프 #유통혁신 #아마존 #11번가 #쿠팡 #네이버 #카카오 #쓱닷컴

By 김은진 / 2021.03.29

<국내 이커머스 사업자들의 분주한 동향 > 2020년 160조, 2022년 200조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이베이 매각 공식화, 네이버와 신세계의 2500억 규모의 지분 교환에 합의, 아마존 11번가 투자 등 넘쳐나는 뉴스들로 업계의 심상치 않은 지각변동을 예고한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글로벌 5위지만 전체 소매시장 침투율로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순수 이커머스 업체들, 대형 IT기업과 오프라인 유통 업체까지 업체마다 차별화를 내세우지만 충성고객을 늘리고 수익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거대 플랫폼과 이용자를 갖고 있는 네이버는 실제 쇼핑 규모에 있어 쿠팡의 21조보다 앞선 30조에 달하는 국내 1위 사업자다. 검색, 멤버십, 결제 서비스에 이르는 이용자 편의를 앞세워 이커머스 사업자 1위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쇼핑 사업에 대한 투자도 매우 적극적이다. 2019년 알리익스프레스와의 제휴, ‘반응형 개인화 쇼핑 검색 광고 서비스’ 도입, 인플루언서 쇼핑 검색 서비스 도입, 아마존의 구독 서비스를 벤치마킹한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론칭까지 고객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거침없이 선보이고 있다.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파트너십 전략도 활발하다. CJ그룹과 ‘이커머스 혁신과 K 콘텐츠,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을 위한 주식 교환을 의결했고 신세계그룹과도 최근 주식 교환 합의를 이뤘다.

기존 이커머스 업체들은 수년간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했다. 매출 7조 2천억 원 누적적자가 4조 5000억 수준이었던 쿠팡이 적자 규모를 2020년 약 7천억으로 줄였다.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하면서 국내 2위인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13%)을 높이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펼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국내 30개 도시에 170개의 물류센터를 가동하며 추적해온 로켓 배송 플랫폼 경쟁력의 해외 진출도 예견된다. SK 11번가는 아마존을 아군으로 끌어들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7월부터는 합작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 소비자들이 11번가에 접속해 아마존 상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어 현재는 약 4조 원대인 국내 직구 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국내 상품을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해외 진출 계획도 추진 중으로 11번가를 “글로벌 유통 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단순히 아마존 상품의 한국 진출을 넘어 아마존의 고객 경험에 대한 ICT 기술력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인공지능 (AI) 기반의 새 구독형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가입자 2900만 명이 넘는 T 멤버십과 ‘아마존 프라임 멤버십’간 결합 가능성이 예상된다.

대형 오프라인 유통기업도 무게중심을 온라인으로 옮기고 있다. 거래액 2조 8천억을 넘은 신세계 SSG 닷컴은 그동안 이마트, 신세계백화점 등 계열사 상품 위주로 판매했지만 4월부터는 네이버, 11번가처럼 외부 셀러 (개인 판매자)도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오픈마켓 진출을 선언했다. 해외 명품 브랜드 공식 스토어 확대와 극강의 신선 상품을 내세우며 자체 배송차량을 늘리고, 상품의 보관부터 배송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갖추는 중이다. 롯데는 작년 4월 백화점, 마트 등 유통 계열사 7개를 통합한 온라인몰 ‘롯데 온’을 출범하면서 오픈마켓 서비스를 도입한 바 있다. 전국 1만 5천 개의 오프라인 매장과 이들이 보유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2시간 만에 받아보는 바로 배송,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픽업하는 스마트 픽 등 다양한 배송 서비스 등을 새롭게 선보인다. 유통 대기업은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을 물류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아마존의 동향과 시사점> 이커머스 Best Practice로 꼽히는 기업 아마존의 성공 은 특히, FBA (Fulfillment by Amazon)라 불리는 선진화된 물류 자동화 기술과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등의 도입을 통한 경쟁력 있는 모델의 구축에서 비롯된 것으로 평가된다. 아마존은 미국 내 지역을 감당하는 407 개의 물류 네트워크와 전 세계 806개에 달하는 물 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러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글로벌 배송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네트워크의 운영과 관련하여 물류비의 절감을 위한 지속적인 자동화 기술 적용을 시도하고 있다. 아마존은 궁극적으로 완전 물류 자동화를 목표로 결제 예측 배송, 아마존 에코, 아마존 대시, 아마존 프라임 에어, 키바 로봇 등 최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나아가 아마존은 오프라인 유통 영역에서도 기술 혁신을 통해 새로운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마존의 무인 매장인 Amazon go이다. 매장 운영이 100% 무인화되어 하이패스로 톨게이트를 지나가듯이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그냥 나가면 자동으로 계산이 이루어진다. 계산대에 줄 설 필요 없고 결제를 위해 상품을 꺼내 놓고 일일이 바코드로 찍고 신용카드 결제를 하지 않아도 되는 혁신적인 매장이다. 매장에서는 오로지 상품을 쇼핑하는 즐거움만 느끼면 될 뿐 기다림의 시간은 없다. 아마존에 시장을 빼앗긴 백화점 등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 업체들이 아마존과 손을 잡고 있다. 메이시스, 노드스트롬과 함께 미국 3대 백화점 체인으로 꼽히는 Kohl’s는 매장 내에 고객들이 아마존에서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을 반품할 수 있는 ‘아마존 환불대’를 만들었다. 아마존 환불 고객들을 콜스 고객으로 유치한다는 전략 하에 25%가량의 할인 쿠폰도 제공한다. 아마존과의 기술 협력에 나선 기업들도 많다. 미국 내 공항, 관광지 등 여행자를 대상으로 1000여 개의 편의점을 운영하는 허드슨은 아마존과 기술 협력에 나섰다. 허드슨은 매장 진열대에서 고객이 물건을 집어 들면 카메라, 센서 등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고객이 매장을 나올 때 스마트폰에서 자동 결제되는 아마존의 무인매장 기술 “Just Walk Out”을 적용한 “허드슨 논스톱”매장을 열었다. <미래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핵심 경쟁요소 >

고객들은 이제 빠른 상품 서치, 결재, 배송 그 이상의 쇼핑 경험을 요구할 것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모두 차별화되고 실질적인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브랜드의 가치 제안을 강화하고 차별화하는 핵심 수단이 될 것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소비자들은 이미 쇼핑을 레저 활동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고 또한 소셜미디어에서 쇼핑 경험에 참여하고 공유하려는 욕구도 많다. 증가하는 기기들과 고객 접점에서 사용자를 추적할 뿐 아니라 판매를 유도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기기를 측정하는 방법을 아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과 온라인 유통 간의 구분이 사라지고, 어쩌면 이제 순수한 플레이어라는 용어가 쓸모없게 될 것이다.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들은 오프라인 매장 숫자는 축소하면서 온라인 투자에 집중할 것이고, 온라인 유통들은 브랜드 제품들을 전시하기 위한 오프라인 매장 설립에 더 투자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에서 시작된 ‘클릭 앤 픽업’ 모델은 ASOS와 Boots 그리고 eBay와 Argos 간의 파트너십처럼 부상될 것이다. 제조업체와 온라인 소매업체가 이벤트 기반 팝업으로 새로운 제품이나 브랜드들 보여줄 수 있도록 네스프레소, 삼성의 갤럭시 팝업 스튜디오 네트워크 등 혁신적인 모델이 진화할 것이다.

유통시장이 온라인/오프라인 구분 관점에서 경험/Fulfillment 구분으로 이동할 것이다. 프리미엄 위치의 매장에서는 경험 제공에 집중할 것이고, 한적한 위치의 매장에서는 여전히 매장에서 즉각적으로 찾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가능한 많은 종류의 제품의 즉각적 가용성을 확보할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방법으로 원하는 장소에서 쇼핑할 수 있도록 해주는 사업자가 번창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과 물류에 대한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오늘날의 형식적인 옴니 채널 모델 (채널별 마케팅, 머천다이징, 회계 및 SCM 등이 따로 움직임) 이 아니라 채널들을 통합, 일관된 옴니 브랜드 경험을 지원하기 위해 함께 작동하는 것으로 소비자 접점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배송은 향후에도 주요한 전장이 된다. 당일 배송 심지어 1시간 또는 30분 배송 등이 가능하고, 인터넷 기반 소매업체들은 픽업 포인트를 구축하기 위한 파트너십을 적극 활용할 것이다. 서로의 매장에서 서로의 제품을 픽업할 수 있도록 협력할 것이다.

여러 데이터 포인트를 활용한 소비자에 대한 360도 컨텍스트 뷰는 예측 분석의 진화로 가져와 소비자의 향후 행동과 니즈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모델을 제공한다. 예측 분석을 활용한 완전히 선별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고 제품 권장 사항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많을 것이다. 예를 들어 구독 기반 건강 및 뷰티 서비스는 예측 분석을 사용하여 개인의 요구를 예상하는 맞춤형 패키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서비스야말로 진정한 쇼핑의 편리함과 기쁨을 제공할 수 있다. 향후 M2M 연결의 활성화는 소매 업체가 수요를 추적하고 재고 수준을 실시간으로 트래킹 하여 공급망 운영의 효율이 향상될 것이다. M2M 연결은 또한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참여를 늘릴 수도 있다. 연결된 디스플레이로 스트리밍 되는 콘텐츠, 광고 피드의 위치, 시간대와 날씨와 같은 소비자의 요구를 예측하고 타겟팅 하기 위한 실시간 조정이 가능하다. <누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장악할 것인가> 2020년 기준 취급고 17조 규모의 이커머스 3위 업체인 이베이 인수를 누가 할 것인가는 분명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순위 변동에는 큰 변수가 될 것이다. 하지만 압도적으로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이커머스 플레이어는 앞서 언급된 트렌드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의 추세를 읽고 혁신적인 개념의 집중적이고 선택적인 테스트를 할 수 있는 전략적 역량에 달려있다고 본다.

소비자들의 관련성과 유용성이 확대된 쇼핑의 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은 심화될 것이고, 이는 과거의 검색 및 구매 패턴을 기반으로 하는 세분화 모델은 효과가 없는 것으로 입증된다. 맥락을 기반으로 훨씬 더 정교하고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결국 고객의 쇼핑 여정을 이해하는 것은 각 채널의 역할과 그 안에 필요한 투자 수준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매장의 가치는 더 이상 단순히 판매되는 상품의 가치가 아니라 온라인에서의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브랜드의 쇼케이스와 인지도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다. 이를 측정하기는 어렵고 고객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참여가 필요하다. 소비자가 원활한 쇼핑 경험을 기대하는 시대에 경쟁과 차별화된 그리고 눈에 띄는 브랜드 경험을 구축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이다. 브랜드 경험은 광고의 메시지가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되는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의 문제이다. 소비자와의 강한 정서적 유대감과 신뢰를 가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육성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커머스 업체의 경우에도 예외가 되지 않을 것이다.

편집자

김은진 강사
김은진 / 블러썸미 부대표
마케터들의 멘토 마케팅 자문, 비즈니스 컨설턴트,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