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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브랜딩 지금 꼭 필요한가요?

리브랜딩이 신의 한 수가 되기 위한 조건. #리브랜딩 #gm #던킨 #버거킹 #차별화가치 #밀레니얼 #피보팅 #로고 #심벌

By 김은진 / 2021.02.08

2021년 1월 GM 자동차는 전기자동차 생산 및 판매에 대한 브랜드의 확고한 의지 (향후 5년간 전기 및 자율주행차에 270억 불을 투자할 것이라고 함)의 표명으로 리브랜딩을 단행했고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113년 역사상 5번째인 이번이 역대급 가장 큰 변화라고 한다. 선명한 파란색은 탄소 배출 제로의 친환경 에너지를 상기시키고, m자 밑의 밑줄은 전기 플러그 모양을 상징한다. 화이자도 얼마 전 70년 만에 리브랜딩을 단행하며 보다 더 과학 중심의 의제로 전환함을 알렸다.

버거킹 또한 1969년부터 1998년까지 버거킹의 전성시대에 사용했던 레트로 감성의 로고로, 던킨은 도넛을 뺀 새로운 로고를 통해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적 포커스를 알리기 위한 리브랜딩을 단행하였다.

마케터들은 브랜드의 정체성에 대한 위기 상황을 리브랜딩을 통해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리브랜딩은 시간과 돈 그리고 많은 노력이 소요되는 프로세스이기 때문에 충분한 사전 연구, 리더십의 신중한 토론, 그리고 강력한 실행계획 수립 없이 진행하게 되면 실패 확률 또한 높다. 2010년도 의류업체 Gap이 새롭게 만든 로고는 고객들의 싸늘한 반응에 일주일 만에 버려졌고, 트로피카나 주스 또한 리브랜딩 이후 판매가 20% 추락하며 기존 브랜드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럼 리브랜딩은 언제 필요하고 또 어떻게 하면 성공적으로 할 수 있을지 알아보자.

리브랜딩이 필요한 정당한 이유들은 다음과 같다. 1) 브랜드가 더 이상 업계에서 특별해 보이지 않을 때 업계는 빠르게 진화하고 있고, 정통 브랜드들은 그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어느 순간 무의식적으로 서로를 Copy 하고, 독창성도 없고, 눈에 특별히 띄는 것도 없는 경우다. 이런 경우 산업 내 진지한 경쟁 분석을 통해 우리는 과연 어느 위치에 있고, 어떠한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인지를 찾고, 리브랜딩을 하게 되면 잃어버린 소비자들의 관심을 다시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2) 새로운 고객층을 유입하고 싶을 때 현재의 브랜드로는 타깃하고 싶은 고객층을 끌어들이지 못한다고 판단될 때가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실제로 미디어 이용과 소비 행태가 다른 밀레니얼 고객층을 유치하는 것을 힘들어한다. 이상적으로 리브랜딩은 기존 고객과 신규 고객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체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기존 고객 기반을 소외시키지 않고 양쪽을 다 어필할 수 있는 이상적인 리브랜딩은 실제로 쉽지 않다. 코카콜라 다이어트는 새로운 맛과 신선하고 다양한 캔을 통해 밀레니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끈 부분적 리브랜딩의 사례다.

3) 사업 확장에 따라 기존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때 초기 브랜드가 만들어질 때와 다르게 브랜드들이 성공을 하게 되면 상품 확장을 하게 되는데, 이때 브랜드가 현재의 전략을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예를 들어 웹 환경에 잘 맞지 않거나 너무나 제품 중심적인 브랜드명을 갖고 있는 경우 성장의 제약이 될 수도 있다. 창업 이래 몇 세대를 거쳐 한 번도 리브랜딩을 하지 않았다면 현대적이고 유연하며 미래지향적인 리브랜딩이 필요할 수 있다. LG는 과거 럭키 골드스타였을 때 저가 제품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었던 것을 매우 신중하게 계획된 리브랜딩 전략을 통해 주류 프리미엄 브랜드로 재탄생 하였다. 수년에 걸쳐 상품 라인의 상향적 확장과 유통채널 전략을 펼쳤기에 아주 성공적으로 리브랜딩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례에서의 시사점은 회사의 새로운 브랜드 이름이 이름만 바뀌는 것으로 끝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먼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브랜드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선 없이 단순히 이름 또는 시각적 브랜드 정체성을 변경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낭비로 끝나고 말 것이다.

4) 현재의 브랜드가 구식이라 판단될 때 아마도 많은 브랜드들이 리브랜딩을 하는 가장 빈번한 이유일 것이다. 브랜드의 로고 모양과 느낌이 부실하고 웹사이트로 이동하는 것이 당황스러울 정도이면 리브랜딩은 필수일 수 있다. 구글은 지난 20년간 총 7번 로고가 바뀌었다고 한다. 오래된 로고가 꼭 구식은 아니다. 만일 지금 아주 잘 확립된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면 이 브랜드를 버리고 새로운 로고를 채택하기 전 충분히 잠재 고객들을 대상으로 리서치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현재의 브랜드와 연결이 잘 되어있는 경우가 그렇다. 아이코닉 한 로고의 상징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던 감각을 입힌 마스터카드의 리브랜딩 사례를 참조하자. 만일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다면 오래된 로고가 처음 가지고 있던 브랜드 인지도의 일부를 물려받는 것은 좋은 전략이다. 자라는 대담하고 검은 글씨체를 유지하며 글꼴만 바꿨다.

5) M&A의 경우 주인이 바뀌게 되거나 새로운 파트너십이 형성되면 리브랜딩을 많이 한다. 지난 10년간 S&P 글로벌 100대 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전체 기업들의 74%가 7년 이내 인수자산을 리브랜딩 했다고 한다. Bell Atlantic가 GTE를 합병한 뒤 새롭게 만든 Verizon의 리브랜딩 케이스는 지금까지도 성공사례로 꼽힌다. 당시 Verizon 이란 이름은 총 8500개의 후보 중 하나로 선정되었고, 첫해 3억 불의 예산을 리브랜딩에 투입했다. 이렇게 기존 회사 또는 제품의 이름이 부정적인 이미지와 연관성을 일으키고, 비즈니스의 성장에 방해가 된다는 확신이 있다면 리브랜딩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이전에 갖고 있었던 브랜드와 동일한 수준의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것은 비용도 많이 들 수 있고 시간도 소요될 수 있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만일 상기의 합당한 이유들로 리브랜딩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였다면 리브랜딩의 실행은 매우 전략적이고 체계적이어야 한다. 첫 번째로는 철저한 시장조사와 고객 조사를 거쳐 브랜드의 고객 및 시장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누가 실제로 우리 제품을 사는지, 그리고 어떠한 경쟁 제품들과 경쟁하는지 그리고 경쟁 대비 우리 제품의 차별적 가치는 무엇인지 아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두 번째는 회사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가치가 무엇인지 재정의 하는 것이다. 예전 우리의 고객들이 지금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로 돌아섰을 수 있다. 브랜드를 다시 만들 때 회사의 비전과 미션 그리고 가치는 로고 디자인부터, 웹사이트 재설계 그리고 직원들의 채용기준에 이르기까지 여러모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로는 리브랜딩 이후 인지도 회복을 위한 전략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 내부 직원들과 외부 고객과 소비자들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플랜을 철저하게 점검하고 준비해야 한다. 특히 내부 조직원들이 리브랜딩을 하는 이유 그리고 새로운 브랜드가 지지하는 브랜드의 비전, 미션, 그리고 가치에 대해서 똑같은 목소리로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조직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고 이는 다시 고객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네 번째로는 브랜드의 정체성을 재구축 하는 것이다. 로고, 타이포 그래픽, 슬로건 등도 해당되지만 상품 믹스, 고객서비스 모델 등도 여기에 해당한다. 모든 브랜드의 중요한 속성 중 하나인 신뢰는 제품의 품질, 고객 경험, 그리고 마케팅의 상징인 로고를 통해 전달된다. 단순히 이름만 바꾸는 거라면 리브랜딩은 예산 낭비가 될 수 있겠지만, 혁신과 진화가 특히 요구되는 요즘 같은 시대에는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과 원칙에 일관적일 수만 있다면 리브랜딩은 분명히 좋은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

김은진 강사
김은진 / 블러썸미 부대표
마케터들의 멘토 마케팅 자문, 비즈니스 컨설턴트,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