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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을 바꿔 코피티션 (Coopetition)의 기회를 모색하자 #코피티션 #라이벌 #협력 #윈윈 #경쟁우위 #디지털화 #파트너 #Coopetition
By 김은진 / 2021.01.04
‘코피티션’은 예일대 베리 네일버프 교수와 하버드대 애덤 브랜더버거 교수가 처음 사용한 경영학 용어로 협력 (Cooperation)과 경쟁 (Competition)의 합성어이다. 경쟁의 위험요소를 최소화하고 경쟁사끼리 협력을 통해 윈윈하는 전략이다. 애플이 삼성의 디스플레이를 쓰고, 마이크로소프트가 맥 컴퓨터를 위한 오피스를 개발하는 등 코피티션의 성공적인 사례들은 많았지만 지금만큼 절실하지는 않았다. COVID-19는 우리의 비즈니스 환경을 빠르게 바꿔버렸다. 사회 전반에 걸친 디지털화가 코피티션의 필요 또한 가속화하였다. 고객들이 요구하는 기술이 너무 빨리 진행되고, 회사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개발하는데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들기 때문에 지금은 개발의 부담을 여럿이 나누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다. 대부분 기업들이 지금 당장 비용을 절감하는 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비용을 분담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경쟁과의 협력이 도움이 되게 하려면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다. 잘못된 파트너를 선택하게 되면 혹시라도 회사가 보유한 독보적인 경쟁의 소스를 파트너에게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 타이밍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COVID-19으로 지금 전 세계에서는 엄청난 양의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수많은 의료 및 과학 기관들은 질병에 대한 백신을 생산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으며 노력과 자원을 모으고 있다. 위기에 직면하여 사람들과 기업들이 모여 집단적으로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 피벗을 하고 있다. 우리도 아마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은 그 어느때보다도 디지털화 압박감이 크다. 우리에게는 어떠한 기술이 필요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시간과 자금이 필요하다.
2) 스스로의 역량과 부족함에 솔직해야 한다 우리의 역량에 대해 현실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오퍼링에 무엇을 포함할 것인지, 포함하지 않을 것인지에 대해 그리고 누가 우리의 부족한 점을 보강해 줄 수 있는지 알아야 한다. 시장을 꼼꼼하게 살펴야 한다. 우리의 오퍼링이 고유할 수는 있지만 완벽하지는 못하다. 우리보다 더 좋은 자원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쟁사는 우리모두가 업계에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지원해줄 수도 있다. 도움을 구하는 것이 어쩌면 가장 현명할 수 있다. 이동통신시장의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KT와 SK 브로드밴드가 2020년 2월 IPTV 광고기술 표준화 및 상품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을 맺었다. 빅데이터와 AI로 무장하고 고객맞춤 광고로 광고시장을 휩쓸고 있는 다른 플랫폼 사업자들과 대적하기 위해서 적과의 동침을 한 것이다. 이처럼 유사한 시장에서 각자의 장점들을 가지고 플레이하고 있는 많은 스타트업들이 더 큰 경쟁과 싸우기 위해 코피티션을 하는 것은 유용할 것이다. 특히 협력을 통한 고객 베이스 늘리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3) 파트너를 현명하게 선택해야 한다 코피티션의 첫번째 규칙은 나의 비즈니스의 독보적인 소스를 가지고 라이벌과는 협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강조하자면 나의 특별한 소스를 뺏기지 말라는 것이다. 결국에 시장 내 지위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Safeways는 자체 브랜드 유기농 차 생산을 위해 협력사 중 하나였던 유기농 차 브랜드인 Honest Tea에 제휴를 요청한다. Honest Tea입장에서는 제휴를 할 경우 Safeway에서 팔던 Honest Tea들의 기존 매출이 타격을 받을 것을 알지만 제휴를 하지 않게 되면 아마도 Safeways는 다른 공급업체와 제휴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제휴를 받아들였다. 다만 제휴에 따르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장치를 걸었다. Honest Tea의 주 경쟁업체의 티의 풍미와 단맛을 지닌 제품으로 개발을 하여 매출타격을 최소화했다. 그러나 Honest Tea는 또다른 식료품 체인인 Wholefoods의 제휴 제안은 거절하였다 그 이유는 Wholefoods는 Honest Tea의 시그니쳐 제품인 모로코민트차의 복제품을 자체브랜드 상품에 포함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 Honest Tea는 제휴 거절을 하더라도 모로코민트차의 복제가 가능한 제휴파트너를 찾기 힘들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Honest Tea의 판단은 옳았고 Honest Tea는 독보적인 소스를 지킬 수 있었다.
궁극적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동등한 파트너십이다. 목표에 부합하고, 우리의 고객, 파트너사 그리고 우리 모두 파트너십을 통해 더 성공할 수 있을 지 확인해야한다. 이를 위해 우리와 코피티션을 할 경쟁업체의 서비스, 기능, 속도 및 위치에 대해 생각해 보자. 서로 많이 겹치지 않도록 하고 싶을 것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공통의 비용은 절감하지만 경쟁의 독보적 소스는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미국의 디지털 출판 연구소의 발표 자료에 따르면 코피티션이 3~5년 사이 지속될 경우 기업은 회사 비용을 상호 절감할 수 있는 확률이 50%이상이라 한다.
4) 비용을 분담한다 시간과 자원을 많이 투자해야 하는 무언가를 달성해야 하는 경우, 향상 어떤 경쟁업체가 우리와 같은 니즈가 있고 같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지 생각해 보자. 경쟁사의 지식과 역량을 탐구하면 달성해야 할 무언가를 용이하게 얻을 수도 있다. 궁극적으로 경쟁과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하겠지만, 협업을 통해 최종 결과는 양사를 훨씬 더 유리하게 만들 수도 있고, 협력으로 인해 업계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되는 이노베이션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가까운 미래에 핵심 역량이 될 자율주행기술을 예로 살펴보자. 대부분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혼자서는 자율주행자동차 개발을 빠른 시일 내에 효율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미국에서 강한 포드와 유럽에서 강한 폭스바겐이 아르고AI에 공동 투자를 한 것도 양사가 협력할 경우 아르고 AI가 국제 표준이 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두 회사가 힘을 합쳐 타 경쟁사들보다 앞서겠다는 코피티션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엄청난 비용을 공평하게 나누기는 어렵다. 유럽 전역에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아이오니티는 현대, 기아, 다임러, 포드, BMW, 폭스바겐이 합작한 회사다. 각 사의 시장점유율이 다르기 때문에 비용을 동일하게 나눌 수는 없기 때문에 그래도 설득력이 가장 있는 판매대수에 비례해 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러한 직관적인 방법이 오히려 실용적인 비용분담의 솔루션이 될 수도 있다.
때로는 코피티션이 최우선 전략이 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라이벌과의 협력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는 정서적인 저항감 때문에 눈에 보이는 협력의 기회를 놓쳐버릴 때도 있다. 앞에서 우리는 경쟁과 협력이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례들을 통해서 살펴보았다. 코피티션은 거대 IT, 통신, 자동차 등 거대기업들에게만 유효한 게임이 아니다. 같은 도시의 박물관들이 함께 광고 캠페인을 벌이거나 티켓 하나로 모든 박물관을 입장할 수 있는 프리패스티켓을 개발하기도 한다. 라이벌 방송사끼리 가끔 스태프를 공유하거나 맥주 제조사들이 재활용 문제를 함께 조율하는 것도 코피티션이 될 수 있다. 코피티션의 규칙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한다면 지금 우리는 경쟁과 함께 더 큰 성공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