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ly Insight

부캐 신드롬이 주는 다양한 시사점

요즘 유행하고 있는 부캐 신드롬이 개인과 기업경영에 주는 시사점 #멀티페르소나 #부캐 #곰표맥주 #트랜드 #자아발견 #자율성 #다양성

By 김은진 / 2020.10.26

7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지닌 대한제분이 최근 밀가루 아이덴티티를 벗어나 곰표패딩, 곰표팝콘, 그리고 곰표맥주에 이르기까지 젊은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의외성 제품을 출시하면서 젊은 브랜드로 성공적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렇게 부캐를 통해 다양한 모습을 드러내거나 취미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멀티 페르소나 현상은 비단 개인을 넘어 기업의 마케팅이나 회사의 사업부 전략으로까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에는 한 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 정체성은 일관되게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면 지금은 브랜드의 멀티포지셔닝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멀티페르소나 현상은 앞으로 개인과 기업들에게 다양한 기회와 혁신 키워드를 제공할 것이다. 멀티 페르소나를 촉진하는 요인들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첫번째로는 시대가치의 변화다. 과거에는 시스템과 제도를 통해 통제하면서 지키려는 것이 시대의 룰이었다면, 지금은 개인의 자유, 개성에 좀 더 중점을 두며 다양성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사회로 가고 있다. 두번째로는 기술의 발달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이 만든 멀티태스킹 환경은 멀티 페르소나를 만들기에 적합하다. 흔히 가상공간이라 불리는 또 다른 세상의 존재는 여러 계정을 통해 새로운 자신을 쉽게 표출할 수 있게 해준다. 세번째로는 인간의 기대수명이 길어진 것이다. 오랜 기간 지겹도록 한가지 일을 하며 반복적으로 사는 것 보다는 새로운 일에 대한 기회를 찾고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한 답답한 현실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일상 탈출 욕구와 주 52시간 근무는 개인들에게 근무 외 시간의 확대를 경험하게 하면서 현실과 다른 자아의 모습을 남을 통해 체험하기도 하고 자신이 직접 만들기도 하면서 재미를 느낀다.

그럼 개인 차원에서 멀티 페르소나 현상을 어떻게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까? 2020 스프라이트 써머 캠페인 속 청하가 사회의 단편적인 자신의 정체성을 벗어나 나만의 멀티 페르소나를 표출하는 것처럼 스스로가 직업적으로 자신을 규정하고 있는 틀, 즉 나이, 성별, 학력, 사회적 지위 등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태에서 온전히 자기 자신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탐색해 보는 것이다. 스스로가 나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린 생각과 마음으로 응원하며 익숙한 공간과 맥락이 아닌 곳에도 자신을 노출해 봐야 한다. 왜냐하면 비주류로서의 맥락에 처하게되면 그동안 본인이 알지 못했던 자신의 또다른 모습과 가능성을 발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개인들은 자신의 다양한 반전 페르소나를 개발하고 업데이트하며 보여주는 것을 통해 자신의 가치 실현과 함께 크리에이터로서의 또다른 가능성을 발전시킬 수도 있다.

한편 기업 측면에서는 불확실한 미래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브랜드로 거듭나려면 멀티 페르소나 주입 관점에서 신상품 개발을 지속해 가야한다. 시간, 장소, 상황에 맞춰 다양한 이미지로 브랜드를 보여주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부에 부캐문화를 장려할 필요성이 있다. 자기 취향이 강한 세대인 만큼 직원들이 다양한 자아를 표출하게끔 장려하고 이를 직무에 녹여내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회사가 그 구성원 각자의 페르소나를 발견하고 확장해 나갈 수 있는 가장 안전한 실험장이 될 때 비로서 그 일터는 개인과 조직의 경쟁력을 키우는 장이 될 것이다.

<추천도서> 포스트 잡스로 불리우는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이 인시아드 에린 마이어 교수와 함께 쓴 책 “규칙없음 (No Rules Rules)”에 조명된 넷플릭스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참고해 보기를 바란다. 1997년 우편으로 DVD를 대여해 주는 회사에서 출발하여 지금은 190개국 2억명의 회원들에게 컨텐츠를 스트리밍으로 제공하며 연간 수조원의 수익을 창출하는 글로벌 기업 넷플릭스가 끊임없이 소용돌이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도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던 성공비결은 바로 ‘자유와 책임 문화’이다. 넷플릭스엔 정해진 출퇴근 시간도 근무시간도 없다. 기획한 아이템 진행이나 업체와의 계약 여부에 상사의 승인을 기다릴 필요도 없다. 출장 시 어느 정도의 비용을 쓸 수 있는지, 회사 물품 구입 시 얼마까지 결재 없이 구입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규정 역시 없다. 직급에 따른 연봉 기준도 없지만, 확실한 건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이다. 물론 성과에 따른 보너스도 없다. 이미 보너스를 뛰어넘는 수준의 연봉을 주기 때문이다. 인간은 먼저 확실한 보상을 보장받을 때, 최고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이 발현된다는 판단 에서다. 규정이나 절차가 없으면 너무 방만하게 운영되고 이를 악용하는 직원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할 수 있다. 물론 일반적인 결재 시스템을 갖췄을 때와 비교해 경비가 10%가량 늘었지만, 리드 헤이스팅스의 말을 빌리면, 이 정도는 규정이 없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다. 덕분에 넷플릭스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일하고 싶은 회사가 되었고, 이들을 통해 대단히 빠르고 놀라울 정도로 유연하게 움직이는 혁신 기업이 되었다. 통제와 규정은 무능력한 직원들에게나 필요하다는 리드 헤이스팅스의 생각에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실을 잘 인지하고있는 나로서는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는 내내 다양성에 대한 인정, 자유와 책임, 그리고 좋은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것에 대한 많은 것들을 깨우쳐 준다.

편집자

김은진 강사
김은진 / 블러썸미 부대표
마케터들의 멘토 마케팅 자문, 비즈니스 컨설턴트, 멘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