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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신간추천 #마케팅사례 #MZ세대 #트랜드 #블러썸미최명화 #지금팔리는것들의비밀
By 김은진 / 2020.10.19
지난 주 발간된 화제의 마케팅 책. 발매 3일만에 2쇄 인쇄가 들어갔다. 블러썸미 최명화 대표와 한국 경제 신문 김보라 기자가 공저한 신간이다. 따지자면 마케팅 책이지만, 트렌드서 느낌도 나고 글의 흐름은 소설을 읽는 듯 인문서의 감성을 담고 있다. 바로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MZ세대의 니즈와 취향을 파악하고 그들에게 먹히는 마케팅 전략을 알려주는 책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MZ세대 인스타그램의 좋아요부터 그들의 머릿속을 형성하고 있는 가치관까지 소비와 관련된 모든 고리를 살피는데, 책을 읽고 있으면 MZ세대의 가치관, 습관, 감성, 취향, 코드가 마케팅 관점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은 정말 잘 읽히는데, 저자의 글력이 좋은 것도 있겠지만, 다른 책과 달리 빙빙 돌려 설명하거나 지나치게 이론 중심적이지 않고, 경험과 사례를 바탕으로 지금 현장에서 필요하고 적용할 부분을 아주 명쾌하게 제시해주기 때문인 듯하다. 책에는 정말 다양한 기업이 나온다. 무신사, 마켓컬리, 야놀자 등 스타트업으로 성공한 기업뿐 아니라 빙그레, 곰표, 휠라, 구찌 등 오래된 기업인데도 요즘 세대가 열광하는 기업, 파타고니아, 젠틀몬스터, 오프화이트 등 최근 힙한 기업, 거기에 아마존, 아모레퍼시픽, LG전자, 오뚜기 등 유수 기업이 쭉 펼쳐진다.
사례가 풍부하면 책이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 책은 전혀 그렇지 않다. 각 장의의 메시지에 맞게 흥미로운 사례가 적절하게 등장한다. 책이 전체적으로 알차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MZ세대에게 먹히는 실질적인 마케팅 도구가 10가지 등장하는 3장이다. 밈에서 라이브 커머스까지, 그들이 가지고 놀고, 그들을 유혹할 수 있는 10가지 장난감들이다. 이 책은 시장을 뜨겁게 달군 마케팅 사례들의 꼼꼼함 분석부터 잘 몰랐지만 우리 일상에 자연스레 들어와 지갑을 열고 있는 새로운 마케팅까지, 그야말로 ‘지금 팔리는 것들의 비밀’을 대공개한다. 몇 년 전 밀레니얼이 가장 사랑하는 명품으로 디시 입지를 단단히 한 구찌의 변화뒤에는 MZ세대와 호흡하기 위해 나이 든 직원이 젊은 직원을 멘토로 삼는 ‘리버스 멘토링’과 30세 미만의 직원들로만 구성된 의사 결정 조직 ‘그림자 위원회’가 있었다. ‘이거 정말 구찌 제품 맞아’ 할 만큼 화려한 꽃무늬와 커다란 벌 등의 디자인 등 구찌가 선보인 파격적인 시도는 MZ세대의 취향 저격이었다. 모피 사용 금지와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협업도 훌륭했다. ‘바나나우유’ 왕관에 ‘꽃게랑’ 창을 든 왕자 캐릭터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의 등장시킨 빙그레의 인스타그램이나 립스틱과 아이새도 등 자사 제품의 화장품을 마구 부수는 영상과 ASMR을 들려주는 아모레퍼시픽의 유튜브 채널, 광고 영상인지 고발 영상인지 알 수 없는, 심지어 욕이 난무하는, 평생 처음 보는 광고 스타일인 LG생활건강의 세제 광고 등은 정말 흥미로웠다.
“기업은 길목 좋은 곳에 평범한 매장 다섯 곳을 여는 것보다, MZ세대의 인스타그램에 저장될 만한 한 곳을 제대로 선보이는 일에 열을 올려야 한다.” 저자의 말 중에 특히 공감하는 부분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잠시 주춤할 수도 있지만 요즘 세대에게는 정말 공간이 중요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잘 만든 쇼룸 하나가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사례와 전략을 강조한다. 요즘 가장 핫한 젠틀몬스터의 쇼룸부터 여기가 코오롱 매장이라는 것을 의심하게 되는 뉴트로 감성을 100퍼센트 이해하고 적용한 콘셉트 스토어 ‘솟솟상회’, 그 외에도 여러 핫플레이스가 소개된다. 작년에 기사에서 나이키 매장에 등장한 ‘뚱뚱한 마케팅’을 본 적이 있는데, MZ세대에게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그들의 소비 가치를 이해하고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함을 알려준다. 말만 하는 것 아무 힘이 없다. 기업과 브랜드는 우리가 얼마나 MZ세대의 가치관에 함께 하고 있는지 제품으로, 마케팅으로 보여줘야 한다. 페이지가 많은 책이 아닌데 얻어가는 것이 많다 보니 읽고 나면 정리가 필요한 책이다. MZ세대에 대한 분석과 통찰, 성공적이고 핫한 사례들, 실질적인 1마케팅 도구와 팔리는 구조를 만드는 10가지 도구를 확실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 번 정리하게 된다. 몰론 책을 읽으면서 떠오른 나만의 새로운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들도. MZ세대는 대한민국 인구의 44퍼센트라고 한다. 인지하지 못했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대부분은 이들과 연결되어 있고 소통하며 무언가를 팔거나 산다. 꼭 마케팅 관련 사람만이 아닌 모든 이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이유다.